Maude Tee – 가는 실로 뜬 모드티

심플한 데일리 스타일로 니터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덴마크 디자이너 PetiteKnit
이전에 뜨던 풀오버 Barry 마무리할 당시엔
뜨다가 풀었던 브루클린트위드 도안을 다시 뜨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
니팅카페에 자꾸 모드티 완성작이 올라오는 걸 보다보니 갑자기 꽂혀버리고 말았다.

아, 모드티 당장 시작해야겠어!
지금 바로 코를 잡아야겠어!!

이런 마음이 들면 정말 당장 해야 한다.
진짜로 하기 전까지 저 생각 외엔 다른 생각이 하나도 안 들기 때문.
내 머리를 이미 지배해버린 모드티……

쁘띠니트의 인기 덕분에 번역도안을 여기저기에서 판다는데
번역도안엔 노관심이라 즉시 레이블리를 켜고 도안 구매.

원작은 두 가지 합사해서 DK라 4mm로 뜨는데 난 모드티와 동시에 실에도 꽂혀있었다.
그것은 바로…
2019년 가을, 알리에서 샀던 캐시미어실……

저 실은 좀 약해서 재봉사같이 생긴 파트너얀과 같이 잡고 뜨는데, 꽤 가늘다.
카페에서 사용후기 찾아보면 보통은 2겹에 4~4.5mm 바늘을 쓰시던데
Bassey  떴을 때 생각하면서(200g 사용) 걔랑 비슷한 굵기니까 이것만 있어도 돼~ 하고
여유있게ㅋㅋ 산다면서 300g만 사놓은 나……

2겹하기엔 좀 불안한 양이 아닐까 싶고
칼라 달린 니트는 얇은 쪽이 취향이고
난 무한메리야스라는 마의 시간을 잘 견디고
있는 실 소진하기는 늘 옳기에
이 실 한 겹으로 결정.

판매자가 제시한 바늘 사이즈는 3.5mm였는데 좀 헐겁게 느껴졌고
2.5mm로 가고 싶었지만 너무 오래 걸릴까봐
나 자신과 타협해서ㅋㅋ 2.75mm로 시작했다.

도안에 제시된 가장 큰 사이즈 5XL보다 많은 콧수 284코로 시작.
Bassey는 2.5mm였는데 이건 0.25mm나 굵으니까 그래도 수월하겠지!! 하고
세뇌를 수시로 해 주었다……

……
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고……
지겨움 해소를 위해 사펑과 병행하기로 한다
퀵핵 골고루 먹여주고 데미지 다 들어갈 때까지 열심히 뜨다가 다시 갱 머리를 팡팡…

본실 파트너실 동시에 지퍼백에 넣고 뽑아 썼는데
그다지 엉키거나 하는 일 없이 편하게 사용이 가능했다.

원작은 반팔이지만
반팔니트…… 거 무쓸모 아니오……?
긴팔로 가기로 한다.
콧수 증감없이 쭉쭉 떠주다  퍼프소매로 만들었다.

소매 끝, 몸통 끝은 2.0mm로 떴는데
그러다 다시 2.75mm로 돌아가면 바늘이 훅 굵어져서
엄청 빠르게 뜨는 느낌이……  느낌만 든다.
ㅋㅋㅋ…ㅋㅋㅋㅋ……

6볼 중 4볼 반 남았다

완!
성!

원작은 큐빅가득 보석단추였지만
실이 누렁누렁하니 금색이 들어간 단추로 골라봤다.
칼라가 겹단이라 목 뒤가 따끈따끈함.

퍼프소매 처음 해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았고
끝부분이 고무단이 아니고 메리야스 겹단이라  팔 안 걷어질까봐 내심 걱정했으나
팔뚝 중간까진 별 문제없이 걷어진다. 다행ㅋㅋㅋ

길이도 원작보다 길게 떴지만 더 길게 떴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
다음에 다시 뜬다면 더 길게 떠야지.

알리 실은 진짜 캐시미어인지 알 수 없고 털날림이 좀 있지만
매우 부들부들하고 기모감 빵빵하고 포근했다.
합격!
바로 다른 색상 재구매함ㅋㅋ

도안정보 :  Maude Tee  by  PetiteKnit
사용바늘 : 2.0mm, 2.75mm 대바늘
사용 실 : QJH 캐시미어실 – 2944 Ginger  4볼 반 가량 사용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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